2020년은 심신의 상처와 미완의 과제로 보낸 한 해였다.
3월 16일에 무릎, 6월에 오른손 검지, 10월에 발가락, 11월에 눈, 12월에 왼손 새끼손가락을 다쳤다.
3월과 6월의 상처가 가장 컸다. 앞의 상처가 나을 때쯤이면 여지없이 또 다친 셈이다.
그만큼 내 마음이 어수선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지난해가 유독 내게만 혹독했으랴. 더 말할 것 없다.
상반기에 예정되었던 모든 것들은 취소되거나 연기되었다. 다른 이들처럼.
그러나 하반기에는 몇 가지 결실이 있었다.
1편의 논문을 학술지에 수록했으며, 2편의 논문은 현재 심사 중이다.(1편은 천도교 공연예술 관련, 1편은 애국가 관련)
4곡의 노래와 1곡의 실내악곡을 썼다.(노래 1곡은 미발표)
심사 중인 논문을 포함하여 안익태 애국가 관련 글을 3편 썼고, 그 외 성명서, 기자회견문, 워크숍 발표문 등을 작성했으며, 서울의소리 방송에 이해영 국시모공동대표와 함께 1시간 반 동안 출연하여 안익태 애국가의 문제점에 대해 논했다. 2019년에 이어 2020년도 안익태로 인한 시간과 에너지 소비가 많았다.
하나씩 짚어본다.
*1월 31일 - 멍이 중학교 졸업. 졸업식은 교실에서 방송으로 진행되었고, 나는 다른 학부모들처럼 운동장에서 기다렸음.
*2월 극단 門의 종이컵 1인 인형극 [망태할아버지가 온다]의 앵콜 공연이 4회 모두 취소됨. 연초 두 달을 각종 지원서 쓰느라 '허비'함. 금이가 류머티스에 걸림. 3월은 스트레스로 인한 과호흡 증상을 여러 차례 겪음. 상반기 내내 중생들과 함께 시달리고 고뇌하며 번민 속에 보냄.
*6월 3일 - '한국전통음악어법연구회'를 결성함. 현재는 코로나로 인해 개점휴업 상태이나, 상황이 좋아지는대로 발족 심포지엄을 가질 예정임.
*6월 13~14일 - 국가만들기시민모임(국시모) 칠불사 MT.
*6월 26일 - 옥천에서 열린 동학학회에서 "정순철 동요집의 음악적 연구" 발표. [동학학보] 제56호에 수록됨.
*7월 29일 - 국시모의 사무총장을 '떠'맡음.
*8월 14일 - 제8차 세계 일본군'위안부'기림일 나비문화제에서 <날아라 나비야> 초연. 노래패 어울소리와 그 가족이 함께함.
*8월 20일 - 광복회, 국가만들기시민모임 공동 기자회견. '에키타이 안(안익태)’ 만주국 건국 10주년 음악회 영상 최초 공식 공개.
*9월 4일 -국립극장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창작지원사업 [함께 가는 길]에 국악관현악 <일천 기러기 날아가듯> 선정됨.(이 곡은 내 첫 작품집 [일천 기러기 날아가듯]의 두 번째 트랙에 수록된 실내악곡 <기러기 날 듯>의 관현악 버전으로, 2018년에 모 관현악곡 공모전에 냈다가 떨어진 이력이 있음)
*10월 9~11일 - 국시모 칠불사 MT.
*11월 9일 - 이산하 시/김정희 작곡, 도예가의 노래 <내 손에서 꽃이 피네>, 한국도자재단 위촉, 경기도 광주 무명도공 위령제에서 데모 버전으로 발표
*11월 10일 - 제1회 전남의 민요, 북녘의 민요 [둥당애디야]를 총감독하여 성공적으로 공연함. 제1부에서 「전남의 민요, 북녘의 민요」를 강연하고, 제2부 공연에서 사회를 맡았으며, 실내악 <칠산바다에 갈바람 불어>와 노래 <유채꽃 한 아름 안고>를 초연함. 서도피리산조 <아용소리>는 재연함. 한 해 내내 준비한 이 공연은 토속민요를 매개로 한 남북문화교류의 첫걸음에 해당하며, 금이와 금이네 팀 '한열음'과 함께하여 개인적으로도 뜻깊었음.
*12월 28일 - 국시모 Zoom 워크숍 [안익태 애국가 무엇이 문제인가]를 성공적으로 개최함. 국내외에서 30여 명이 참석하여 발제와 토론, 그리고 랜선 파티 송년회로 마무리했음.
2020년 초에 계획했던 집필은 2021년 1월 4일에 드디어 시작했다.
올해는 20년 연구를 집대성한 첫 열매를 완성할 예정이다.
4월 11일(일) 오후 3시,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나의 관현악곡 <일천 기러기 날아가듯>이 초연된다고 좀전에 연락받았다. 반가운 소식이다. 아직 초연 못하고 있는 관현악곡이 2곡이나 더 있다. 이 곡들도 세상에 선보일 수 있는 날이 속히 오기를 바란다.
올해는 공모지원 결과에 따라 작곡의 해가 될 수도 있고, 연구의 해가 될 수도 있다. 둘 다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지원을 받든 못 받든 나는 곡도 쓰고 글도 쓸 것이다. 여태 그래 왔듯.
그리고, 다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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