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르담 성당이 불탈 때 내가 가장 먼저 떠올린 것도 콰지모도와 에스메랄다였다. 위고 덕에 평가절상된 노트르담은 부호들의 경쟁적 기부로 단 하루만에 1조가 넘는 복원 기금을 마련하는 놀라운 일을 성사시켰다.
위고가 이 소식을 듣는다면 기뻐할까?
그 부호들뿐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위고의 걸작을 사랑하고 그로 인해 노트르담을 더욱 사랑하면서도
정작 위고의 메시지는 놓치거나 외면한다.
위고는 언제나 가난한 이들, 약한 이들에 대해 이야기해왔다. 또 그들을 가난하고 비참하게 만드는 사회의 구조적 모순에 대해 이야기해왔다.
위고가 진정으로 원한 것은 이 사회의 수많은 콰지모도와 에스메랄다들, 장 발장과 판틴, 코제트들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그런 세상이 아니었던가.
그런데 그 부호들은 가난한 자들, 약자들을 위해서는 과연 무엇을 했던가?
노트르담 성당의 복원을 위해 기꺼이 거액을 내놓는 그들이야말로 프롤로이고 퓌버스가 아닌가.
집시들과 콰지모도를 싸우게 하고
손 안대고 코푸는 저 지배자들을 보라.
지금 우리 사회와 무엇이 다른가.
그 부호들을 보며 나는 또 다른 풍경을 떠올렸다.
"난 음악밖에 몰라요~~"라고 해맑게 웃으면서
뒤로는 거액의 연금도 부족해서 부동산 투기를 하고,
베토벤의 합창을 지휘한 후 지휘봉을 어느 쥐새끼에게 헌정하던,
베토벤의 메시지라고는 1도 섭취 못하면서 폼만 잡다가 쫓겨난 어느 천박한 지휘자.
언젠가 그런 일기를 썼다.
예술은 사치가 아니다.
사치가 되는 것은 예술이 될 수 없다.
노트르담의 외형적 아름다움에 취하지만 말고 성당이 세워진 본연의 의미를 새겨야 하지 않겠나.
위고와 베토벤의 작품성에 감탄만 할 것이 아니라 그 메시지에 동화될 수 있어야 하지 않겠나.
삶을 아름답게 하는 것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것
그것이 예술의 본질이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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